④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더치페이’
2014/11/18 17:58
점심은 여기서.. KTX 개찰구 올라가는 계단 왼쪽에 있습니다.
블로그를 안하는 친구들이라 음식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이런 날은 소고기가 들어간 얼큰한 버섯전골이 제격인데
계속 비가 내려 멀리 갈수는 없었고 선택할 것도 없이 한식은 여기 한곳 뿐..
메뉴도 이미 만들어져서 제공하는 것들 뿐..
이를테면 '해물 뚝배기' '채소비빔밥' '곤드레 밥' '돈가스'식으로..
선불이라서 주문을 받아 제가 재빨리 계산해 버렸습니다.
대구 친구는 고속철로 분당친구는 수원에서 전철을 갈아타는데 천안行이
영 안와서 기차 타고 왔다고 해서 음식요금은 내가 내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어서..
11월은 각자 알아서 김장을 하고 12월 초에 날짜 잡아서
서울역 앞 '프라자호텔 뷔폐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데 대구 친구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각자 먹은 건 각자가 내기” 하면서
백원까지 계산해서 탁 내놓으니까 분당친구도
“그래그래 나도 찬성이다” 하면서 깔끔하게..
천안아산 동대구행은 1만 8천원..왕복이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계산해야 하는 게 도리인데 막무가내.
대구 친구가 여러모로 대단한 친구입니다.
지금 그 나이에도 날씬날씬한데다 근사한 세련미..
여러 가지로 완벽하다면 지독하게 완벽한..
전라도 출신답게 ‘요리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맛내기 비법을 이 친구한테서 많이 배웠지요.
김밥 맛있게 만드는 방법도 이 친구한테서 배운 것.
저는 함경도가 고향인 친정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큼직하면서
투박한 그릇에다 푸짐하게 담아내는 스타일인데
이 친구는 맛도 맛이려니와 밥상차림이 예술경지..
상추도 예쁜 소쿠리에 담아서 다른 그릇과 조화롭게..
수저도 완벽하게.
하늘나라 제 남편이 이 친구 저녁식사 초대받아 다녀와서는
그런 예술적인 밥상은 처음 본다면서 감탄사를 연발..
냠편끼리도 친해서 대구생활이 즐겁기도 했었구요..
남편 三日葬때 발목인대가 늘어나서 절뚝거리는 모습으로
남편과 함깨 와주어서 감동을 받으신 둘째 시아즈버님이
조문객들에게 그 친구 이야기를 여러 번 하시기도..
대구에서 10년 넘게 살면서 매달 한번은 꼭 만나서 영화한편
때리고 점심 먹으며 영화평을 하면서 우정을 다져왔습니다.
그런데 웃긴 건 전날에 전화로 미리 조율을 하는데
보고 싶은 영화가 꼭 일치를.. 한번도 어긋난 적이 없었습니다.
8,90년도의 화제 만발한 한국 외국영화는 거의 다 본셈..
효성여대 교수님이 감독한 어느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아
화제가 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영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가 정해지면 조조할인 보기 위해서 아침일찍 움직였고
그 친구가 먼저 더치페이를 하자고 제안.
그래야 관계가 오래 간다고 합니다. 그건 정말 맞는 사실.
서로 다른 음식을 주문해서 몇가지를 동시에 먹는 즐거움..
그 친구가 이번에도 그런 제안을..
잘사는 친구들 모습들이 너무도 보기가 좋았고
날씨는 구질구질 했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한 가지 더 보탠다면 '더치페이' 하기로 했으면 만원짜리
천원짜리 백원짜리 십원짜리 골고루 가지고 나오셔야
계산이 짧은 시간 안에 깔끔하게 정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