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기제사 & 쑥경단 & 냉이전
2015/04/15 08:17
2045년 3월 31일 교회 소그룹모임때 '아들같기도 하고 딸'같기도 한
젊은 부부가 그날 오신 분들에게 라면 한박스씩을 선물..
그 자리에서 공개가 되었는데 너무도 기막혀서 말이 안 나옵디다..
냉이 쑥 원추리 달래 시금치 '옥수수 생가루' 미수가루등등
그전에 매실청 죽염 딸기잼등등을 이미 받았던 터라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그날 아기탄생 축하금으로 금일봉을
미리 가져가길 참 잘했다는..후훗..
봄나물은 강원도 처가(친정)에서 엄청 많이 보내왔다고 합니다..
하나같이 여릿여릿 새순들.. 특히 쑥이 반가웠습니다.
쑥은 직접 나가서 캐지 않는 한 여릿여릿한 순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조금만 시기를 놓쳐도 질겨져서 못 먹거든요..
그래서인지 대형마트에서도 만나기가 어려운 게 쑥..
울컥 솟구치는 감동에 절어 하나하나 정리하면서
문득 6월 29일(양력으로 통일) 남편 기제사때
이 귀한 먹거리로 제사상을 꾸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월 참 빠릅니다만 올해가 三年喪이 됩니다.
첫 번째 추석차례부터 과감하게 개혁을 단행..
고칼로리라 안 먹는 요리를 지양하고 멀리 낚시여행 갔다가
귀가하는 남편을 맞이하는 그런 음식상으로 차려 왔었습니다..
기제사 생일제사 명절차례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좋아 했었던 요리를 만들었거나 반찬 과일등이 들어오면
먼저 남편 영정앞에 바치곤 했엇지요..
한봉다리나 되는 냉이는 3등분해서 국 끓이고 무쳐서
5층 성당자매님께 조금 나누어 드렸고 나머지는 냉동실로 직행..
'생옥수수가루'를 풀어 명태전 대신 냉이전 만들 계획입니다..
이틀내리 같은 음식 올라오면 자지러지게 싫어했던 남편인지라
한번도 못먹어 봤던 '냉이전' 앞에서 눈빛이 반짝반짝 할겁니다.
냉이로 '국'아니면 '무침'으로만 대갈통이 돌아가는 바람에
남편은 살아생전 냉이전을 맛볼 기회가 없었던 것..
쑥과 건표고를 데쳐 잘게잘게 다져서 뭉친다음
판판하게 1회용 도시락에 담아 냉동실로(사진..)
기제사 전날에(6월 28일) 녹여서 동그랗게 빚어
탕을 만들려고 합니다. 이름하여 쑥 경단국..
눈물이 나서 더 이상 못 쓰겠습니다..
3년상 치루고 나서 그 다음부터는 추모예배로
갈 계획이었는데 그렇게는 차마 못할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