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

목사님 말씀을 중간에 자르다니..

옥란재 2015. 7. 19. 14:19

2014년 3월 31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피아노 선생님이 어제 두릅을 캤다면서 점심이나 하자면서

집으로 차를 몰고 왔습니다. 그날 남편의 집에 데려다 주더군요.

그 동안 운전면허 없는 저를 위해 그런 선심을 많이 베풀어 주었습니다.

 

 

거실에서 햇살이 가득한 마당을 내려다 보면서

대화가 무르익어 가는데 11시 30분즘 전화를 받고 나더니

목사님 내외분이 이 근처로 심방 왔다가 전도사랑 함께

들린다고 하면서 압력솥으로 밥을 몇인분 더 짓더군요.

 

 

밥짓는동안 저도 잽싸게 움직여서 식탁 셋팅을..

그 날 처음으로 피아노선생님이 교회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6년동안 종교이야기는 입뻥긋도 안하셨는데 참말로 놀랠 놋자..

 

 

그래서 예기치 않게 목사 내외님꽈 점심을 함께 되었는데

제가 먼저 천주교식 기도빨로 분위기를 잡았습니다..

이때 제 심정이..

교회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천주교 신자로써

절대로 기죽지 말자였습니다..하하하

 

 

성서말씀과 세월호 사건을 연관 지어서 매끈, 유창하게

말문을 열으셨고 무엄하게도 중간에 잽싸게 제 의견을 보태고

목사님도 제 말 중간에 의견을 보태고 이런 식으로 30분 동안을

너울너울 리듬을 타게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흥미롭게 지켜보고만 있었고..

 

 

중간중간 톡톡 분질러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는 않으시고

공감이 간다면서 큰 제스추어를 보여 주셨고 저도 목사님이

제 말중간에 들어오셔도 맞장구치며 얼 쑤 추임새를 넣어 드렸습니다.

토론이란 이렇게 해야 재미가 있는 법..

 

 

여기에는 상대방 첫마디만 듣고도 재빨리 결론까지 내릴수 있는 

순발력이 받혀주아야 한다는 전제가 붙긴 합니다만..

이런 사람끼리 논쟁이 붙으면 진도가 엄청 빨라서

듣는 사람들은 흥미롭지요.

 

 

사람을 많이 상대하시는 분들이 대체로 이런 측에..

목사님 신부님 의사 교사 교수..

잘못하면 욕을 많이 먹기도..상대방을 무시한다는..

이런 분들은 관상대가들이시기도 합니다..

 

 

저도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사주풀이 하다보니 척하면 삼천리..

그레사 웬만해서는 토론을 잘 안하는 편인데

이런 분들을 1:1로 만나면 신바람이 나는 건 사실..

어쩌다 아나운서 동생집에서 자는 날이면 밤을 세우는건 기본..

동생도 말빨이 강한편입니다..

 

 

이 동생하고는 함축된 단어를 많이 구사하기때문에

옆에서 듣는 사람은 뭔소리 하는지 모르겟다고 나와서

배꼽잡게 만들곤 합니다..

 

 

더 이야기 하고 싶은데 방문할 데가 있으시다고 하셔서 30분만에 중단..

기억에 남을 정도로 유쾌한 토론이었다면서 한 말씀 하셨습니다.

목사 사모님께서..

“여준할머니께서는 성경공부를 어디서 하셨어요?”

 

 

나중에 피아노선생님한테 여준할머니를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면서

좋은 환경에서 고생 없이 자라신 분 같다..

표현력이 자유자재로 능수능란해서 속으로 많이 놀랬다.

고집이 상당히 있어 보이지만 예의가 바르다..등등.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 손가락질 당하지 않으려

말조심 행동조심 무지무지 신경쓰는 편입니다..

 

 

두번째 만나서 점심할때는 목사님 강론과

신부님 강론 차이점에서 대해서 주거니 받거니.

저도 인제는 교회신자인데 자꾸만 천주교에 대해서 물으시대요..

 

 

성당에 비해서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다고 한마디 했더니

안식일 강론 하실 때 분위기 조성에 당부의 말씀을 하셔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애를 먹었습니다..

 

 

"예배보는 동안 돌아다니지 마세요.

처움 오시는 분들은 힘들어 하실수도 있습니다.."

 

 

여준이 신앙교육 때문에 얼떨김에 교회에 발을 들여놓으니

목사내외님이 어찌나 반가와 하시던지요..

청년들 소그룹에서는 제가 정식으로 가입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첫날에 멋모르고 소그룹에 들어갔습니다)

완강하게 거절하고 할매 할배들 모임에서 親交를 다지고 있습니다..

 

 

제가 죄끔 건강한편이기 때문에 걸음이 힘드신 분들 손잡아 주고

식판 나를 때 내 것은 나중에 챙기고 그분들 거 재빨리 날라다 드리고..

이 동네는 본 예배 끝나고 꼭 점심식사..

 

 

여준이 신앙교육 때문에 극적으로 교회로

발길을 옮기게 되었는데 주여!!!

천벌은 교리실에서 꽈당 넘어진 것으로 끌내시고

내치지는 말아주시옵소서..

 

 

그런데 그런데 20년 넘게 역학공부 하고 있다면

어떤 반응들을 보이실려나..

파아노 선생님도 이것만은 모르고 계십니다.

 

 

인제는 사주풀이 보다는 얼굴만 쓱 보아도

대강 짚혀지는 경지에 올랐는데..

그래서 일단 역학책들을 죄다 꽁꽁 감추어 버렸습니다..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