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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 혼자 가는 먼 집

옥란재 2017. 12. 5. 16:33

허수경 / 혼자 가는 먼 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