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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방

벌써 김장했습니다

 

 

 

 

2014/10/30 10:23

 

 

2014년도 김장계획은 소박하면서 평범했습니다.
작년처럼 여준이 피아노 선생님이 같이 하자고 제의가
들어오면 못이기는 체 하고 담싹 묻어가서 해버리기로..
연락 안 오면 롯데닷컴에서 보내준
월간 팜플렛을 뒤져가며 주문하든가.
그저 머리 돌아가는 게..후훗..

 

그런데 10월 26일 일요일 16시 넘어서
슈돌의 삼둥이를(KBS2 슈퍼맨..) 보고 있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배추 60포기가 들어왔어요. 함께 김장 하실래요’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뭐..
그래서 10월 27일 28일, 이틀 동안 후딱 해치웠습니다.
우리 두 사람 손발이 척척 잘 맞거든요.

 

 

배추외에 모든 재료는 마당에서 숭덩숭덩 뽑아다가 다듬고
젓갈종류는 전혀 사용안하고 늙은 호박 무 표고버섯 감자 다시마
푹 끓인 물에다 찹쌀풀 쑤어 죽염으로 간을 맞춥니다.

 

 

27일 어제는 10월 마지막 화요일로 교회 소그룹 모임이
있는 날인데 그것까지 겸사겸사로..
이틀 전, 월요일 오전에 배추 절이고 점심 먹고
어제 화요일 아침 일찍 씻어서 물기 빼고 양념 만들고
그때 소그룹 멤버들이 들어오기 시작..

 

 

벌써 김장하시냐면서 거들어 주어서 순식간에 60포기를..
김장에다 소그룹 모임까지 도맡아 하시니 정말 대단한 여장부.
그 대단한 여장부와 허물없이 친한 저도 역시 대단한 여자???

그저 저는 묻어서 따라가는 처지..후훗..

 

 

소그룹 멤버들이 둘러앉은 웰빙 식탁이
아주 근사했지만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사진 찍는 인간들이 없어 놔서뤼..

 

 

9월 모임때도 못 찍었습니다.
진짜 사진 찍는 인간들이 없어요.
대체로 교회신자들이 블로그를 잘 안하는 것 같드라는..
제 주변은 그렇습니다..

 

 

메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
절인 배추로 만든 겉절이..
고구마와 단감을 얇게 썰어 쪄서 말린 것..
이 두가지는 간식이면서 반찬도 되고..

 

 

잡곡밥과 연두부 배춧국..
직접 심은 땅콩을 넣어 만든 멸치볶음..
땅콩은 껍질채로 밥할 때 무쇠 솥 뚜껑이 뜨거울 때
그 위에 올려서 서서히 쪘다고 하는데 그렇게 고소한
땅콩은 처음 먹어보는 것 같습니다.
그 땅콩도 반찬역할을.. 김쌈말이등등..

 

 

김쌈말이는 무 대신 기름 안 바르고 살짝 구운 김에다
삼색 파프리카(빨 노 초) 콩소세지 달걀지단 당근등을
얹어 싸서 먹는건데 이것도 별미중의 별미..
저는 집에서 먹을 때 물오징어를 살짝 데쳐서.

물오징어도 함께 얹으면 무지 맛있는데
안식교에서는 빨판해물은(물오징어 낙지 문어 새우 등등) 금지..
저희 집은 빨판 해물들을 냉동실에다 쟁여놓고 사시사철..

 

 

오늘은(10월 29일) 아침 일찍 대중탕으로 낼레 뛰어가서 냉온탕..
점심으로 신라면에다 노란치즈 한 장 넣어 끓여 먹고나서
입가심으로 얼음물 같은 콜라한잔 주욱 들이키니
아, 전쟁만 안 일어난다면 여기가 바로 地上樂園인디..

 

 

사진은 집에 와서 찍은 것.
모두들 일하는데 카메라 들고 설레발 칠 수는 없었고
8통 들어가는 김냉으로 7통..
한통은 동치미 담가서 보내주시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