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4일(월요일)
오늘 아침 일찍 시어머님 댁에 가서
내일 차례상에 올릴 음식들을 만들었고
나물무침 할때 어머님께 오늘은 저한테
무조건 다 맡기시라고 했더니 선선히 승낙..
시어머님도 저처럼 고집이 있으신데다
그 동안 한세상 살아오시면서 터득한 생활지혜가
켜켜로 쌓이었고 그래서 시어머님 주관대로..
저는 옆에서 명령을 내리면 따라 움직이는 것 외에
쉽게 말해서 능동적이 아니라 수동적인 자세로
고분고분 응해 왔던 것..
지난달 시아버님 제사 때 둘째 시아즈버님이
나물들이 왜 이렇게 하나같이 맛이 없냐고 투덜투덜
대시자 시어머님은 뭐가 맛 없냐고 맞받아 치셨는데
며느리도 있는 제 앞에서 그런 소리 들으신 게 서운
하셨던 것 같고 그래서 오늘은 제가 발벗고 나선 것..
둘째 시아즈버님이 세상에 둘도 없는
효자이시긴 한데 괴강살 일주에 태어나신 분 답게
가슴에 묻어 두질 못하고 곧 바로 툭툭 직언을
해대시는 스타일이라 저부터가 아직은 어려워 하는..
솔직히 나물이 맛없긴 했어요.
물컹물컹 거린 데다 짠맛이 강해서
어떻게 손 볼 수가 없었다는..
시어머님은 나물에다 먼저 소금간을
하신 다음 볶는 방법을..
제 방법은 완전히 틀립니다.
먼저 수분이 있느냐 없느냐를 구분..
도라지 고사리 같은 건 다듬어서 물에 푹 불립니다.
무조건 푹푹..
고사리는 하루종일 찬물에다 담가 두어야 하는 불편..
슬로우쿠커가 있으시다면 强에다 온도를 맞추고
살살 씻어 처음부터 찬물에다 4시간 불리면
딱딱한 부분도 입에 딱 맞게 부들부들..
그래도 질겨서 딴딴한 부분은 꺾어서 버리면 되고..
물끼를 쪽 지우곤 웍에다 참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센불에다 후리릭 한번 저은 다음 약한불로 해서
뚜껑을 덮어 완전히 익힌 다음 식힙니다.
맨손으로 만져도 좋을 만큼 식힌 다음에
소금을 솔솔 뿌려(꽃소금이 제일 좋습니다)
조물락 조물락 알맞게 간이 배었으면
다시 마늘 곱게 빻은 것을 넣어 설렁설렁 위아래
뒤집어 준 다음 맨 나중에 깨소금으로 마무리..
푹 익혔지만 참기름으로 먼저 볶았기 때문에
나물치곤 아삭아삭하게 맛있습니다..
이것도 제가 여러 방법으로 시도해보았다가 터득한 것...
주의 할 점은 일회용 장갑이라도 끼지 마시라는 것.
고루고루 간이 베일려면 손의 감촉이 뒤따라야 합니다.
먹어 보지 않고도 손의 감촉만으로 맛을 감지 할려면
오랜 숙련 기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간을 맞추다가 짠듯 싶으면 손바닥
자체가 짠맛으로 쩔어지는 듯한 감이 옵니다.
싱거우면 맹송맹송..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는 뒤적거려가며
맛보는 횟수가 거의 없기때문에 접시에다
모양 이쁘게 곱게 담을수가 있는 것..
대신 레시피 작성을 정확하게 할수가 없다는 단점.
손의 감각에 따라 소금을 가감(加減)하므로..
수분이 많은 호박 가지 오이같은 것은 썰어서
(오이는 반달모양으로 써는 게 접시에
담을 때 모양새가 이쁘게 나옴) 쟁반에 고루고루 편 다음 냉장고에다
30분 가량 놓아두면 수분이 적당히 증발하면서 결이 단단해집니다.
이걸 역시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하면
모양이 헝클어지지 않습니다.
단, 냉장고에 나쁜 냄새가 풍기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만들어 놓은 것을 맛보신 시어머님께서 정말 맛있다면서
그 음식 솜씨를 왜 썩히냐는.. 제가 애교머리가 도무지 없어 놔서
식당 같은 건 꿈에도 생각 안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내 가족들이나 맛있게 잘 먹어 주면 그뿐...
콩나물은 센불에다 삶아 낸 다음 불을 끄고
찬불을 한대접 붓고 그런 다음 김치냉장고에
넣어 둔 찬물로 재빨리 헹구면 아삭아삭해 집니다.
식당에서처럼 빨갛고 맵게 하시려면 먼저 고춧가루로
버무린 다음 잠시 놔두었다가 양념 하시는 게 좋고
시금치는 전라도 엄마한테서 배운 건데 씻지말고 그냥
통채로(묶여 있는 비닐끈만 제거해서 그 모양 그대로..)
뿌리부분을 펄펄 끓는 물에 먼저 닿게 해서 10초 정도
그 다음에 통채로 넣어 숨이 죽으면 바로 꺼내서
역시 찬물에다 여러 번 헹구면 역시 씹히는 맛이..
추석연휴동안 포도선물이 많이 들어오신 분은
두, 세송이를 깨끗이 씻어 알알이 떼어 냉동고에다 보관..
겨울철에 피부가 까실까실 할 때 포도 알을 녹여 껍질 채로
얼굴에다 문지르면 홀몬 성분이 약간 들어 갔을지도
모를 비싼 영양제 화장품보다는 월등히 좋습니다.
포도즙이 마르면서 조여 주기 때문에 땀구멍
좁혀 주어 화장이 매끈하게 잘 받고 특히 뜨거운
냄비를 만지거나 했을 때 포도즙을 바르면 통증이
신속하게 가라앉습니다. 한번 시험해 보시기를..
사진은 디카를 안 가져 가는 바람에
구글검색으로..
아직도 디카가 손에 익지를 않아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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